본문 바로가기

여행을 떠나자

[팔라완_신혼자유여행] 결혼식날, 자유여행을 떠나다. #1

2014년 10월 4일,

 

또 하나의 가족이 탄생했다.

 

지금은 비수기라 덜 하지만, 주변에 흔한 게 결혼이라 탄생이란 단어가 조금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법적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공동운명체가 생긴거니 탄생이라고 해도 괜찮아 보인다.

 

 

그날 결혼식은 오후 2시 식이 시작하고, 4시경 폐백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아직 부모님, 그리고 가까운 친지들과 친구들이 식장에 있었지만 사전답사 때 먹어보곤

 

뒤도 안돌아보고 식장을 선택하게 했던 뷔페도 한술 뜨지 못한 채,

 

바쁘게 인사를 남기고 우리는 인천공항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신혼여행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때 아마 오후 8시 55분 비행 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우린 최소 5시반까지는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 지하에 위치한 사우나에서

 

결혼식을 위해 새벽부터 치장했던 아름다움과 멋짐을 벗고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와야 했다.

 

남자들이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누 하나면 정돈이 되지만, 여자들의 경우 머리에만

 

실핀이 50개는 박혀 있었다 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여탕에는 정리를 도와주시는 직원도 상주한다고 하니

 

인천공항의 서비스가 개장이래 지금까지 세계 최고를 다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대부분의 인생에 있어 한번뿐인 신혼여행을 팔라완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것도 8박 9일의 자유여행으로!

 

여담이지만, 원래는 베트남이었던 우리 신혼여행지가 필리핀 팔라완으로 바뀌게 된 데에는

 

당시, 베트남과 중국 간의 국제 마찰로 인해 베트남에서 중국인에 대한 길거리 공격이

 

자행되던 시기여서 다시 신혼여행지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필리핀을 연수, 업무 겸 해서 10번도 넘게 다녀왔었지만, 팔라완은 안 가본 곳이라

 

어느 정도 필리핀의 문화를 알고 있던 내가 가장 자신 있게 자유여행을 꾸릴 수 있는 곳이어서

 

팔라완으로 정해지게 되었다.

 

비행기 안에서 나는 4시간 동안 상모를 돌리며 잤다고 한다. 바짝 긴장한 탓에 한숨도 못 잤던

 

와이프와는 달리 난 마닐라까지 순간이동을 한 느낌이었다.

 

지금이야 팔라완까지 한방에 가는 직항이 있지만, 그때만 해도 직항은 없었다. 

 

도착하고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새벽 1시 30분..

 

우리가 예약한 마닐라에서 팔라완으로 떠나는 국내선 비행 스케줄은 7시 반..

 

준비기간, 이 6시간 동안 뭘 할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결국 결정은 마닐라 터미널 3에 있는 소파형 베드에서 잠을 잘 수 있게끔 해둔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용하기 전, 어제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부턴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우리의 위장은

 

곧 이륙할듯한 비행기 소리를 줄기차게 내고 있었다.

 

 

급한 데로 편의점에서 꿀맛 같았던 컵라면을 하나씩 흡입했다. 군에 있을 때 새벽 2시 동초를 서고 나서

 

먹었던 야식 컵라면보다도 훨씬 맛있는 컵라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그렇게 간단히 배를 채우고, 수면 서비스 존을 갔으나, 가득 차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 변수다..

 

이미 공항 내부의 명당자리부터 어지간한 공간에는 필리핀 사람, 외국인 할 것 없이 노숙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에스컬레이터 옆 비어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았고, 누워서 잠을 청해 보았다.

 

 

하지만 십여분이나 흘렀을까? 공항 보안 직원이 오더니 에스컬레이터 옆은 위험하여 노숙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괜찮은 공간이 비어 있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젠 어떡할까 고민하다, 다시 아까 수면 서비스 존으로 가보았다. 

 

오호라! 자리가 있단다. 두 자리! 떨어져 있지만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 돈으로 약 1,2만 원 정도에 조식도 포함이라고 한다. 와우!

 

그저 푹신한 곳에 등 대고 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내부는 촬영 금지라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정말 편안했었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안마의자 같은

 

커다란 의자를 180도 젖힐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머나먼 타국에서 서로 10m 정도 떨어진 채 많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신혼 첫날밤을 맞이했다.

 

그렇게 꿀 같은 잠을 3~4시간 자고, 아침 조식을 먹었다.

 

 

내가 정말 필리핀 음식도 잘 먹고, 어지간한 음식 안 가리고 맛있게 먹는 편인데..

 

와... 여긴 좀 별로 였다. 정말.. 배가 고팠음에도 남겨버렸다.

 

밥과 계란 프라이야 별로 다를 게 없는 동남아 스타일 맛이었으나, 함께 나온 소시지는..

 

미각을 파괴하는 능력을 가진 돼지 비린내가 가득했다.

 

그렇게 후식으로 나온 커피로 돼지 비린내를 씻어내고,

 

택시를 잡아타고 마닐라 공항 터미널 4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해가 뜨는지 밝게 빛을 내는 구름도 보였다.

 

 

새삼, 여기가 필리핀이구나.. 그리고 우리가 저 태양과 같이 결혼생활을 시작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터미널 4 안에서 팔라완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self check-in을 하고, 간단하게 보안검색을 마치고

 

아담한 지방 버스 터미널 같은 대기실로 들어왔다.

 

항상 여유를 잊지 않고 웃고 지내는 필리핀 사람들이, 그들도 여행을 앞두고서 인지 

 

밝은 모습으로 비행기를 기다기고 있었다.

 

 

우리도 그 틈에서 못다 먹은 아침을 대신해 피자 한 조각을 먹으며 우리의 신혼여행을 맞이했다.

 

요즘은 잘 안 보이는데, 이곳은 비행기로 버스를 타고 간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활주로 한편에 주기한 비행기로 이동하였다.

 

3 by 3 짜리 작은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1시간쯤 지났을까,

 

우리 팔라완 PPC 공항에 도착을 했다.

 

 

신혼여행을.. 남미로 가는 것도 아닌데.. 우린 목적지에 1박 2일에 걸쳐 도착하게 되었다.

 

자, 이젠 한번 즐겁게 놀아볼까?

 

 

##다음 편에 계속##

 

#다음편 보러가기

2020/01/03 - [Je vous aime trop] - [팔라완_신혼자유여행] PPC에서의 첫날~! #2

 

[팔라완_신혼자유여행] PPC에서의 첫날~! #2

##1편 보러 가기 2020/01/02 - [Je vous aime trop] - [팔라완_신혼자유여행] 결혼식날, 자유여행을 떠나다. #1 [팔라완_신혼자유여행] 결혼식날, 자유여행을 떠나다. 2014년 10월 4일, 또 하나의 가족이 탄생했다..

stricky.tistory.com

 

by.sTricky